대한체육회는 4월 6일 오늘, 대한야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여러 가지 비리의혹과 폭행고발 사건 등으로 떠들썩했던 대한야구협회는 이로써 특별감사를 받는다. 반가운 소식임에도 한편 씁쓸한 이유는 따로 있다. 왜냐하면 비리의혹 당사자에겐 이미 회장 직무대행 승인을 내주고 후속으로 조사하기 때문이다. 앞뒤가 바뀌었어도 한참 바뀌었다. 철저하게 조사한 후 문제가 없으면 승인을 내주고, 의혹이 사실이면 적법하게 처리하면 될 것이다. 마치 자격증부터 먼저 발급해 주고, 나중에 자격이 있나 검증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이번 감사가 제대로 될지 의문을 갖는 이유는 여기서 출발한다. 승인을 받은 회장 직무대행이 맨 처음 한 일은 그동안 수차례 문제제기를 했던 사무국장의 대기발령이었다. 걸림돌을 제거하면 그동안 일었던 비리의혹을 숨기거나 짜 맞추기에 용이하지 않을까?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이 감사의 대상이 된다면 제대로 된 감사가 진행될까? 특히 수사권이 없는 감사팀이 제대로 된 회계감사 등이 가능할까?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감사를 통해 그 동안 제기된 의혹을 철저하게 가려내야 한다. 수억원대의 횡령 배임의혹, 내부자간 거래의 실상, 일련번호 없이 팔려간 티켓과 돈의 행방, 검사 없는 공인구와 인터넷에 팔리고 있다는 공인구, 폭행 고발사건의 진상 등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분명히 밝혀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의혹들이 밝혀지지 않고 심지어 물 타기라도 된다면 대한체육회 감사실이 존재할 이유가 있겠는가?
일각에서의 우려와 같이 짜 맞추기식 감사는 절대 용인될 수 없다. 벌써부터 뒤봐주기라는 말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고위권력자가 대한야구협회 회장직무대행의 검은 그림자가 되어주고 있다는 말도 들려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스포츠 4대악 척결과 엄단 지시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공정하고 투명한 체육단체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대한체육회는 대한야구협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더욱 철저하고 투명하게 실시해야 할 것이다.
2015. 4. 6
체 육 시 민 연 대 (직인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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