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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m29371

[성명] 스포츠 정신을 돈으로 거래하나!!

체육시민연대 성명서


<농구심판 금품수수 사건>에 대한 체육시민연대의 입장


“스포츠 정신을 돈으로 거래하나!!”


얼마 전 우리는 수 년간 강요된 상납금을 감당하지 못한 학부모의 투서에 의하여 시작된 농구계의 ‘보호비’, ‘축승금’ 등의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였다. 더욱 경악할 일은 이러한 일들이 오래 전부터 “스포츠라는 이름”에 가려져, 소문으로 만연되어 온 관행의 일부였다는 점이다. 이미 연초에 프로 스포츠계의 승부조작파동과 한 중학교 야구부 감독의 심판 매수 혐의 그리고 최근에 있었던 대한 야구협회 심판위원의 구속 등을 통하여 체육계의 부정비리 문제들이 계속 보도되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오랫동안 조직적으로 초, 중, 고부터 대학과 실업팀까지 광범위하게 전개되어왔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며, 그 동안 체육계의 곪을 대로 곪은 상처가 급기야 밖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농구부계 금품수수 사건은 단순히 농구계 문제만이 아니다. 이는 체육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집단적인 비리구조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체육계 전반에 지속되어 왔던 문제들이니 만큼, 과연 “스포츠 정신은 살아있는가?”에 대한 물음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던져져야 할 화두가 되었다. 이에 우리는 체육계의 상처가 아물어 새살이 나오기까지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체육계 뿐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왜 발생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유를 살펴본다면 모순적인 경쟁구조와 열악한 지도자 처우 문제를 들 수 있다.


우선 대한 농구협회에 소속된 전임심판이 20명이 안되는 실정으로 초중고 아마츄어 남녀 농구대회 전체를 맡아서 뛰고 있기 때문에 심판과 감독의 유착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현실이며, 예를 들어 고교 남자농구팀은 33개인 반면 대학농구팀은 19개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적은 수의 팀, 그 중 메이저 팀에 끼기 위해서는 천부적인 실력이 아니고서야 그 외의 부수적인 부분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금품수수나 심판매수, 끼워넣기(잘하는 선수를 끼고 함께 묶여서 진학하는 사례)와 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억압이자 착취구조의 문제를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즉, 이러한 경쟁구조는 선수들이 실력만으로 당당하게 겨루는 것이 아닌 그 외의 부수물들로 경쟁하는 얼룩진 스포츠 구조를 보여준다.


또 다른 이유로 거의 모든 운동부 심판, 감독, 코치에 대한 고용불안과 매우 열악한 처우 환경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인센티브를 받거나 재계약에 유리한 좋은 여건을 마련하기 위하여 다른 방법들을 찾는다. 즉, 코치·감독들은 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심판을 매수하거나 금품을 지급하여 판정에 불리함을 줄이고 유리한 판정을 얻기 위해서 심판을 매수하는 관행이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한 언론에서는 심판, 지도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해야한다는 대응책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매우 실질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단편적인 지도자 처우 문제만 가지고 이러한 사건들을 바라보기엔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다. 지도자 일부가 아니라 구조 전체의 비리이며, 협회 부회장과 심판 위원장까지 가담된 것은 단순한 비리라고 보기엔 규모가 크고, 조직적이기 때문이다. 지도자 처우문제에 관한 문제에 관하여 “돈의 부정비리는 열악한 환경에서 돈을 적게 주어 발생하는 것이므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식”의 발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배금주의와 물신주의에 함몰된 비참한 체육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체육시민연대는 아래와 같은 입장을 강력히 주장한다.


첫째, 체육시민연대는 검찰에 대하여 일시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솜방망이 처벌에 반대함과 동시에 이와 같은 일들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대한 엄정한 수 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


둘째, 이미 일년 전 비리관련으로 경찰 수사에 들어간 심판위원장의 사표를 수리조차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적 태도로 계속 심판직을 수행하게 한 대한농구협회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하여 협회장 및 임원진의 총사퇴를 요구한다.


셋째, 이에 정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예산이 지나치게 경기대회에만 집중 되어 있지 않는가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특히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획일적이고 일시적인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적재적소에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여 체육, 스포츠 문화의 안정된 피라미드 구조의 토대를 만들어 나 아가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체육과 스포츠가 국위선양과 체력강화, 건전한 여가선용의 측면에서 그 위상을 존속시킬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는 다른 분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지덕체 합일을 통한 건전한 “스포츠 정신”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돈으로 거래된 스포츠는 스포츠 본연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포츠 정신을 회복하고, 다시는 이러한 거래가 통용될 수 없는 구조적 개선과 같은 실질적인 대안들이 국가적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체육계 구조를 선진국형으로 혁신할 수 있는 중, 장기 대책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기를 체육시민연대에서는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2012. 11. 6

체 육 시 민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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