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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체육대학의 폭력문제, 교육부도 책임있다.

[체육시민연대 성명] 체육대학의 폭력문제, 교육부도 책임있다.

오늘 또 부끄러운 일이 세상에 알려지고 말았다. 대구에 있는 한 대학의 체육학부에서 선배들이 정신교육을 시킨다는 명목으로 후배들을 단체로 얼차려를 주는 장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올해 초부터 터져 나온 체육관련 학과 대학생들의 ‘신입생 길들이기’ 관행에 대해 체육계의 폭력퇴치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터진 것이다. 참으로 씁쓸하고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올해 초부터 체육대학 폭력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체육시민연대와 체육개혁을실천하는교수연대는 올해를 ‘체육계 폭력퇴치의 해’로 규정하고 폭력제보 시스템을 만들어 가해자와 책임자를 형사고발하거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는 한편 대학ㆍ교수ㆍ체육대학 학생회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 체육대학 내 폭력근절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들을 모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럼에도 철저한 감시와 지속적인 자정 노력이 없이는 체육대학 폭력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없음이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된 것 같아 체육계를 대표하는 시민단체로서 크게 반성하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체육시민연대는 9월초 교육인적자원부에 이와 관련된 요청서를 접수시킨 일이 있다. 가을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체육대학 내에서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발생하지 못하도록 엄중 경고하는 공문을 교육부가 각 대학으로 보내달라는 요청이었다. 또한 체육교육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폭력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 퇴출시킬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도 함께 했다.

그러나 교육부에서 온 답변과 대책방안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대책방안은 커녕 체육대학 폭력근절의 의지도 엿볼수가 없었다. 교육부로부터 온 답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도 이와 관련하여 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신입생 길들이기 등 학교 내에서의 폭력 등 인권침해적인 요소가 근절되기를 바라며, 이에 대한 지원과 지도감독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좋은 정책의견 감사드립니다.’

분명 우리가 교육부에 요청한 내용은 신학기 못지않게 가을학기에도 체육대학 내 폭력사태가 자주 발생하므로 이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각 대학에 폭력발생을 경고하고 주의를 바라는 공문을 각 학교에 발송해달라는 것이었다. 또한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교육부의 답변 내용에는 우리의 요구를 되짚어 읊조린 것 외에는 어떠한 노력의 의지도, 구체적인 대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물론 교육부의 공문 하나로 체육대학 내 뿌리깊이 박힌 폭력의 악습이 근절되리라고 기대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대학교육정책의 주무부처이기도 한 교육부가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어야만 했다. ‘근절되기를 바란다’거나 ‘지도감독을 아끼지 않겠다’가 아니라 ‘지금 어떠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든지 아니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줬어야 했다.

교육부에서 조차 이에 대한 강력한 대책마련과 대처 의지를 보이지 않는데 도대체 어느 부서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는 말인가.

체육대학의 폭력사태는 대학 문화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교육부는 명심해야 한다. 이런 문화를 통해 학습된 폭력이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학내에서 정당화 된다면 이는 우리나라 교육계 전체를 욕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교육부는 체육대학 폭력사태를 근절하기 위한 의지를 어떠한 수단을 동원하든지 각 대학에 알리고 보여줘야 한다. 더불어 피해자 처벌과 가해자 보호는 물론이거니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학내에서 어떠한 인권유린의 사례가 발생하지 않게끔 해야 한다.

아울러 체육계 역시 성적 지상주의와 수직적 위계절서를 타파해 타인에게 행해지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발들일 수 없도록 건강한 체육풍토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체육대학의 폭력문제는 체육계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단기적인 일부의 노력으로 해결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이에 우리 체육시민연대도 각 체육단체를 비롯한 교육부 등과의 연대를 통해 체육대학 폭력근절과 체육계 자정노력을 함께 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바이다.

2007. 11. 6

체 육 시 민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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