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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학원체육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 국회 통과를 환영한다.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안민석 의원이 발의한 ‘학원체육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그동안 정기적으로 등장하는 폭력사태나 입시 비리 등 체육계 사건 사고로 인해 적잖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았고 많은 체육인들을 부끄럽게 만든 게 사실이다. 이러한 체육계의 문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학원체육의 파행이 그 주요 원인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학교체육의 저변을 확대하여 선진국형의 학원체육문화를 정착시키고 메달경쟁 위주의 소년체전을 과감히 개선하자는 내용의 ‘학원체육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결의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학생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모든 학생체육대회의 평일 개최를 금지하고 주말과 방학기간에 개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도록 최저학력제를 도입하고 학교의 합숙소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라는 요구가 들어가 있다. 그리고 전국소년체전을 교육적 목적에 충실하도록 그 업무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이관하고 청소년들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라는 요구 사항도 들어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번 결의안의 내용이 그동안 우리 체육시민연대가 줄곧 주장해온 체육계 문제 해결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바꿔 얘기하면 체육시민연대가 지적했던 체육계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난 5년간의 노력들이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모범적인 체육계 시민운동임이 밝혀진 셈이다.

결의안에서도 지적하고 있지만 한국 학생선수들의 인권과 학습권은 성적지상주의와 과잉경쟁을 야기하는 국가의 엘리트체육 정책에 의해 철저히 무시되고 있는 게 사실이며, 이러한 학생선수의 학습권 침해의 근본 원인은 각종 전국대회의 입상성적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체육특기자선발제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도자들은 대회 입상을 위해 무리수를 두게 되고 학부모들은 이를 묵인하면서 학생선수들은 사지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학생 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2003년 천안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사건, 같은 해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무리한 체중감량으로 인해 사망한 김종두 선수 등의 사례에서 보이듯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상급학교 진학제도가 학원체육을 병들게 하고 학생선수들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끄럽지만 이러한 체육계 폭력 및 인권유린의 행태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사실 체육시민연대는 체육계 폭력 및 학생선수 인권침해, 비리, 횡령 등의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기자회견, 성명 발표, 관련 단체에 시정요구를 하는 등 다각적인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체육대학 폭력사태가 발생했을 때 ‘체육개혁을실천하는교수연대’, 체육대학 학생회와 공동으로 ‘체육대학 폭력근절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체육 교수들의 적극적인 개입, 전국 체육대학 학생회의 악습타파, 총장과 학장에 책임자 엄중처벌 요구, 체육계 폭력제보 시스템 도입 등의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지난 9월에는 교육부에 가을학기 체육대학 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요구하는 공개요구서를 교육부에 접수하기도 하였다.

물론 체육계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는 비단 학원체육의 정상화 뿐만은 아니다. 전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엘리트스포츠와 생활체육가 단절된 기형적 구조, 체육단체 및 체육재정과 기금의 불투명한 운영, 체육단체장의 경우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 공금횡령, 파벌싸움, 심판매수, 승부조작 등 협회의 경기운영상의 불공정성 등은 그 해결을 차일피일 미룰 수 없는 체육계의 과제들이다.

그럼에도 이번 국회가 학원체육 정상화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킨 일은 충분히 평가받을만한 사건이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의 스포츠는 소중한 학생선수의 목숨을 담보로 삼아 메달과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고리대금으로 학원체육을 파산으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를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신용불량 스포츠 국가로 전락할 것이며 체육 강국의 생명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결의안이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시간도 시간이지만 학원체육의 구성주체들의 인식개선과 해결 노력이 없다면 학원체육 정상화는 요원한 일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교육기관, 체육단체들이 성적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엘리트체육정책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결의안의 지적대로 성적지상주의와 시․도간 과열경쟁을 부추기는 전국소년체전 등 전국대회를 교육적 목적에 맞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그 업무를 교육부에 이관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업무과중 또는 고유 업무가 아님을 핑계로 이러한 요구를 거절해서도 안 되며 체육회 역시 경기력 향상, 업무경험을 이유로 이를 반대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입상성적 위주의 체육특기자선발제도를 개선하고 이를 위해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최저학업성적기준을 도입하고, 수업결손을 조장하는 반인권 적이고 비교육적인 합숙소를 폐쇄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각 시․도 교육감 주최로 열리는 체육대회를 평일이 아닌 휴일과 방학기간에 개최하여 교육감들이 나서서 학생들이 수업을 못 듣게 한다는 그간의 오명을 씻길 바란다.

이번을 계기로 체육시민연대 역시 국가인권위와 함께 학생선수의 인권에 관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해 해왔던 그동안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결의안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국소년체전 못지않게 학원체육을 병들게 하는 전국체전의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난 10월 전국체전이 열리는 광주로 직접 내려가 학생선수의 학습권이 유린되는 전국체전의 획기적인 개선을 주장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벌인바 있다.

끝으로 이번 17대 대선 후보들에게 공부하는 학생선수상 정립과 학원체육 정상화의 단초가 될 전국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의 개선을 요구하는 정책제안을 제출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체육단체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체육단체 인사제도의 쇄신을 요구하는 체육계 당면 과제도 포함될 것이다.

다시 한 번 ‘학원체육정상화를 위한 촉구결의안’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한데 대해 감격무지하며 심심한 환영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2007. 11.


체 육 시 민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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